병자호란 당시 인조(仁祖)가 남한산성에서 항전하던 시점부터 청 태종에게 항복하기까지의 역사적 사실을 날짜별로 기록한 한글 필사본 일기이다. 병자호란은 정묘호란 이후에도 조선이 친명정책을 고수한 것을 계기로 발발하였다. 인조는 남한산성
에서 항전했으나, 결국 1637년(인조 15) 정월 청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하는 굴욕을 당해야 하였다. 『산성일기』에는 이러한 병자호란의 경과뿐만 아니라 1637년 2월 청군의 철군,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등이 볼모로 끌려간 사정, 인조의 환궁, 4월 조선사신을 파견하여 청나라 황제에게 공물을 바친 일, 11월 삼전도에 청나라 황제의 송덕비를 건립한 내용까지 자세히 기록하였다. 『산성일기』는 병자호란 당시 역사적 사실을 시간의 추이에 따라 상세히 기록했고, 병자호란을 보는 작자의 심리를 긴장감 있게 구성하여 사료적, 문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 책과 같은 내용이지만 흘림체의 한글로 쓴 『산성일기』가 장서각(2-218)과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