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k Road는 SNS홍보를 통해 2015년 1월부터 모은 넥타이 수백여점을 직접 바느질하여 엮은 카페트다. 넥타이에는 다양한 기억과 사연들이 얽혀있다. 전시장에 펼쳐진 카페트 위를 관람객들은 덧버선을 신거나 맨발로 걷게 된다. 정년퇴임을 하고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는 아버지의 이야기, 돌아가신 아버지의 옷장에서 기억을 정리하며 보낸 넥타이, 사회 초년생 때 매던 촌스럽지만 추억이 담긴 넥타이 이야기 등 작품의 재료를 보내주는 관객들이 옷장을 열었을 때의 기억은 그들의 삶만큼이나 다양하다. 어느 누군가의 목에 매여있던 넥타이들이 바느질로 이어 붙여지면서 그것을 매던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구체적 사건들로 연결된다. 그리고 그 위로 걸음을 옮기는 순간 관객 자신도 모르게 그곳의 시간과 공간에 들게 된다. 넥타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치열하게 사는 삶, 그 이야기들을 밞으며, 밟는 관객의 삶까지 투영하게 하는 장치가 된다. 작가와 작품의 관객. 그 경계가 없는 시작과 끝이 없는 소통의 통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