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 이응노는 조각과 회화, 회화에서 수묵, 추상회화, 콜라주, 태피스트리, 판화,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형식에 국한시킬 수 없는 광범위한 작업들을 진행해왔다. 그의 창작의 시작은 전통적인 동양의 수묵화였지만이에 그치지 않고 고암은 작품의 내용과 형태를 현대적으로 탈바꿈하려는시도를 끊임없이 반복하였다. 그는 앞서가는 예술가였다.
동양화의 현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현대미술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고암의 작업에서 우리는 오늘 날 새롭게 태동한 미디어 아트와 상당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고암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통동양화의 서예적 기법에서 사실주의의 탐구로, 반추상 회화에서 추상미술로 끊임없이 작품 형태에 있어 실험과 도전을 반복하였다. 이러한 작업과정을통해 고암이 원한 것은 현대의 시대정신을 이어나가는 것이었다.
미디어 아트 또한 새로운 매체를 통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업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분야이다. 이러한 도전을 통해 미디어 아트 작가들은 관람객에게 동시대성을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즉, 끝없는 연구와 실행으로 자신들의 창작물에 새로운 시대의 정신을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 고암과 미디어아트라는 장르가 함께 이루고자 하는 가치이다.
전통적인 관습의 굴레에서 벗어나, 항상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예술을 꿈꾸던 고암 이응노 화백. 평생토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추구했던 고암의 실험정신은 현대 미디어 아트의 철학적 시작점과 같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작품 연구를 지속하여 결국 동양화와 서양화가 융합된 독자적인 세계를 이뤄낸 고암 이응노의 예술 정신을 21세기인 지금 활발하게 확장되고 있는 미디어 아트 장르와 접목하여 새롭게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