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절지도는 명(明) 말기의 고동서화 취미와 서재 문화의 확산을 배경으로 하여 유행한 박고도(博古圖), 문방도(文房圖) 등의 계열에 길상물들이 결합되어 형성된 것이다. 이 작품은 백색의 종식(鐘式) 병에 꽂은 모란, 매화 등의 절지화를 그리고 그 앞에 주선화분, 여의 등을 배치했다. 비단욱은 절강성(浙江省) 출신의 청대의 직업화가로 산수와 화훼, 글씨, 그리고 특히 초상화와 사녀인물도에 매우 뛰어났다. 강소(江蘇)와 절강 지역에서 그림을 팔았는데 항주에 가장 오래 머물렀다. 도광(道光, 1821-1850)연간에는 강소성 상해현(上海縣)의 동북쪽에 머물면서 그림으로 생계를 꾸렸다고 전한다.